[석하스님의 카이스트 수행기] 스마트폰과 SnS, 과연 독인지 약인지?
[석하스님의 카이스트 수행기] 스마트폰과 SnS, 과연 독인지 약인지?
▲ 단기출가가 보편화 되어있는 남방불교의 어린 출가자가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 모습 [사진=석하스님]
요즘 스마트폰의 사용자가 많이 생겨나고 그에 따라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 졌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SnS가 확산되었으며 연락과 소통의 수단이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로 점차 바뀌게 되었다. 그에 따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칫 사람들 사이에서 원시인처럼 치부되고 소외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만들어내는 라이프스타일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자동차와 기차와 같은 교통수단이 있지만 오히려 걸어서 이동하는 사람이 있듯이, 과학기술과 대중의 문화가 첨단으로 바뀌어도 자기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을 갖고 살아갈 수도 있다. 오늘날의 스님들, 그 중에서도 선승들은 산속 깊이 자리한 선방에 들어가 세상과 거리를 두고 오로지 수행에만 전념한다. 반면에, 나같은 스님은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만나면서 일반 사람들과 비슷한 환경권 속에서 유사한 라이프스타일을 갖고서 살아가기도 한다.
스마트폰 이나 SnS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일까? 괜시리 우리의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한다거나, 구지 없어도 될 물건인데 불필요하게 만들어서 자원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도 오늘날 현대인처럼 스마트폰을 자주 들여다 보고 SnS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분명 스마트폰 중독인 것 같다. 너무 스마트폰을 많이 들여다 본 날에는 그 하루를 반성하기도 하고, 잠시 꺼두는 경우도 있다. 나름대로 절제하기도 하고 적당한 스마트폰 사용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긴 하다. 어느 것이나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듯이 나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경험하고 있다. 양날의 검이라고 할수 있는 스마트폰과 SnS를 어떻게 사용하는게 현명한 것일까?
귀양을 간 죄인에게 죽음이라는 형벌을 내릴 때 주로 쓰는 사약의 원료는 ‘부자’ 라고 하는 한약재이다. 그런데, 한의학에는 다른약재와 함께 끓여 진통과 염증을 억제하는 약으로 쓰고 있다. 독과 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쓰고 얼마나 쓰느냐에 따라서 그 효력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SnS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올바른 방법으로 적당한 시간동안 활용하면 좋게 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스마트폰을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역기능에 사로잡혀 스마트폰을 무시무시한 괴물로서 먹히기 보다는 순한 양으로 길들여 순기능으로서 주는 효과를 잘 누리고자 한다. 부정적인 측면을 줄여가는 쪽으로 애쓰는 편이다.
2012년 트위터가 한창 붐이던 시절, 재미삼아 시작하면서 부터 나와 SnS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트위터를 먼저 시작했는데, 140자 짧은 글이 만만해 보이기도 했고 모르는 사람들과도 쉽게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끌렸다. 그 이후로 차차로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등 여러가지 SnS도 시작하게 되었으며, 요즘에는 인스타그램, 구글플러스, 인스타그램, 블로그, 밴드 등 닥치는 대로 하고있다. 이렇게 여러가지 SnS로 활동을 하면서 얻은 유익함을 꼽자면 하나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된 것’ 이고 다른 하나는 ‘글쓰기 실력이 향상’ 된 것 등이 있다.
20대 초반에 스님이 되고 보니, 많은 인연이 정리되었다. 친구와 가족을 비롯한 가까운 지인들과의 교류가 단절되거나 적어지면서 나의 인간관계는 고립되기 시작했다. 출가를 하고 나서도 대학교를 다니긴 했지만, 학교에 있는 사람들과는 뭔가 코드 잘 맞지 않았고 그로로 인해 제한적인 인간관계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수행자 커뮤니티에서도 내가 속한 종단이 조계종이 아닌 작은 종단이다 보니 만나게 되는 스님들이나 신도님들도 적을 수 밖에 없었다.
하나의 극단은 또 하나의 다른 극단과 만난다고 했던가? 사회적 인간으로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행복감과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싶었지만 혼자 라는 고독감 속에서 견뎌온 나날 가운데SnS라는 공간은 가뭄의 단비와 같이 반가운 손님이 되어주었다. 그 안에서 정말 많은 인연을 만나고 많은 대화가 오갔으며 좋은 사람들을 만나 도움을 주고 받게 되었다. 특히, 정목스님과의 만남은 일생 일대의 행운이었다. 왜냐하면, 지금의 내가 책을 쓰고 방송을 하게될 수 있었던 단초를 제공해 주셨고, 엄마처럼 아낌없는 물질적 지원을 해주시고 정서적으로 편안하게 해주셨기 때문이다.
SnS가 준 두번째 유익함은 글쓰기 실력의 향상 이었다. 게으름과 나약함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고 꾸준하고 강건한 글쓰기를 이어갈 수있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글을 쓰다보니 어느 새 글쓰기가 습관이 되었다. 게다가, 일기를 쓰는 습관은 없었지만, SnS에 글을 쓰는 습관이 생기면서 부터 작가정신이 발동하게 되었다. 길을 걷고 명상을 하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다가도 불연듯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스마트폰을 열어 그 순간 무언가에 취한듯 글을 남기게 되었다. 행여나 글감이 아직 무르익지 않은것 같을 때에는 일단 메모해 두었다가 조금더 곱씹고 곱씹어서 다음번에 글을 쓸때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될수 있도록 했다.
나만 볼 수 있는 일기와는 다르게 SnS상의 글은 다른 사람들에게 바로 공개하기 때문에 갖게되는 특성들이 있다. 먼저, 글을 쓸때 부터 독자가 있다는 가정하에 쓰기 때문에 심사숙고 하면서 여러번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된다. 나에게는 깊은 깨달음일지 몰라도 그것이 상대방에게는 그렇지 않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잘 이해될 수 있도록 궁리하게 된다.
더 나아가, 독자로 부터의 댓글과 좋아요, 리트윗 과 같은 반응을 보고 내 글에 대해 점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내가 봤을 때는 좋은 글이고 다른 사람도 좋아할 것 같은데, 막상 뚜껑을 열어서 공유해 보니 반응이 냉담한 경우가 있다. 좋은 반응만을 위해 글을 쓰는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반응을 피드백 삼아서 나의 생각과 글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활용하니 글쓰기 실력에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
이처럼 나는 SnS를 사람들과 만나는 만남의 광장과 글쓰기 실력을 향상하는 연마의 수련장으로 삼고있다. 처음에는 호기심 삼아 시작한 SnS가 지금은 나의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 한다. 방송출연 섭외과 출판문의 그리고 신문칼럼 기고와 같은 외부활동의 연락망이 되어주고 있으며 대안학교나 선방의 후원자와 수련생들과 만나는 장이 되고 있다.
SnS와 스마트폰에게 끌려다니면서 한시라도 그것을 하지 못하면 불안하다거나 아무 이유없이 그냥 습관적으로 하게 된다면 그것 다소 위험할 수 있다. 나도 어느 순간 그저 맹목적으로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을 때에는 스스로 알아차리면서 깨어있으려고 한다. 큰 칼을 겁도 없이 휘두르는 어린아이가 될 것인지 아니면 내가 원하는 요리를 만들어 내는 요리사가 될지는 나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는 것 같다.
긍정적이면서 이타적인 의도와 목적으로 매 순간 임한다면 SnS는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나의 가치를 드높힐 수 있는 경쟁력과 사람들과의 소통을 진전 시킬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석하스님 seokha36@gmail.com)
출가사문 / 카이스트 기술경영학 전공
서울시 위탁형 대안학교 ‘숲속작은학교’ 교육·행정
외교부산하 비영리법인 에이트참밍 총무부장
원문보기: http://www.news2day.co.kr/n_news/news/view.html?no=69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