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하스님의 카이스트 수행기] 참선과 호흡 ①
참선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공부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일정기간 문을 걸어 잠그고 그 안에서만 생활하면서 참선수행을 하는 무문관(無門關)수련이나 눕지 않고 늘 좌선한다는 장좌불와 (長坐不臥)를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참선에 대해 더 어렵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막상 참선을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그냥 잘 앉아서 잘 호흡하면 되기 때문이다. 잘 한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 두번 만 해봐도 참선이 어떻게 하면 되는 수련인지 알게 된다.
나는 카이스트 1학년에 재학중인 당시에 처음으로 참선이라는 것을 해보게 되었다. 어느 날 참선법을 가르쳐 주던 스님께서는 참선을 가르쳐 주시겠다고 하시면서 먼저 스트레칭을 시키시더니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꼬아서 이완을 하도록 하셨다. 그 다음으로 손바닥을 비벼서 뜨겁게 마찰하여 온 몸의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하시시더니 두툼한 방석 위에 엉치뼈(1)를 올려놓고 척추를 곧게 세우도록 하셨다.
왼손바닥 위에 오른 손바닥을 포개고 두 엄지손가락의 끝을 붙이니 동그라미 형태가 되었으며 아랫배 단전에 위치하도록 지도해 주셨다. 그저 아랫배에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지켜보라고 하셨다. 숨은 그저 코로만 쉬는데 혀를 입천장에 붙이도록 하여 떨어져 있는 독맥(2) 과 임맥(3)을 잇도록 했다. 스님께서 가르쳐주신 자세를 취하고 스님께서 집중하라고 하신 아랫배의 호흡을 지켜보고 느끼고 있으니 뭔가 내 안에서의 느낌과 에너지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들여 마시고 내쉬는 숨도 길어지고 한결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여유가 생겼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내가 처음 가서 배운 수련법이 참선은 아니었다. 다만,참선에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준비단계였다. 참선은 보다 깊은 차원의 비논리의 세계이며, 마음 안의 부처(또는 불성佛性)와의 컨택트를 통해 발생되는 생명적 체휼의 경지라고 한다. 해탈과 열반의 세계로서 대자유를 증득할 수 있는 최상승 수행법이다. 깨달은 선지식께서 화두를 던져주시면 제자는 그 화두를 자나깨나 걷거나 머무르거나 앉으나 서나 계속 집중하게 되는데, 이것을 일컬어 “화두를 든다”고 한다.
다만, 참선수행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가슴을 쓰는 방법으로 일관해야 한다. 머리로 자꾸자꾸 생각하게 되면 장애가 따르는데, 불가에서는 이것을 참선병 또는 상기병 이라고 한다. 상기병이란 기氣가 위로 뜨는 장애이다. 일본의 많은 선승들이 상기병으로 인해서 수행 중에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 인데, 참선수행을 하는 수행자들이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다.
이 상기병을 잡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호흡수련이다. 아랫배 단전에 초점을 두고 복식호흡을 하면 기운이 아래로 차분히 내려온다. 한의학에서 이야기 하는 수승화강(4) 이 잘 이루어 지게 되어 수행을 하는데 아주 적합한 몸과 마음의 상태가 된다.
출가 후에 본격적으로 참선법과 호흡법을 익히고 카이스트로 돌아가니 학업스트레스와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힘들어하고 방황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도 이 수련법을 익히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텐데..” 라고 하는 연민의 마음이 생겼으며 이것을 가르쳐줘야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나도 수행을 알기 전까지는 일반 학생들과 같이 번뇌가 많아서 이 생각 저 생각 잡념과 망상에 사로잡혀있었고 마음이 늘 불편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상동아리를 만들어 운영도 해보고 인연이 닿는 대로 그때 그때 가르쳐 주기도 했다.
1)엉치뼈: 천골(薦骨) 이라고도 불리며 척주의 기초부에 있는 큰 삼각형의 뼈로, 골반강의 뒤쪽 위쪽에 두 볼기뼈의 사이에 쐐기와 같이 부착되어 있다. 위쪽 부분은 허리뼈와 연결되어 있고, 아래쪽은 꼬리뼈과 연결되어 있다.
2)독맥: 기경팔맥(奇經八脈)의 하나로 ‘독(督)’은 인체(人體)를 총감독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머리와 목, 등 뒤의 한 가운데에서 위 아래로 운행하며 양경맥을 조정, 감독하고 있는 맥(脈)으로써 뇌에 속하고 신장(腎臟)과 연락을 취하고 있음.
3) 기경팔맥(奇經八脈)의 하나. 몸의 앞정중선에 분포된 경맥이다. 회음(會陰)에서 시작하여 음부와 뱃속을 지나 관원혈(關元穴) 부위를 거쳐 몸의 앞정중선을 따라 곧바로 목구멍에까지 가서 입술을 돈 다음 뺨을 지나 눈 속으로 들어간다.
4) 수승화강(水昇火降): 차가운 기운을 올라가게 하고 뜨거운 기운은 내려가게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한의학 원리의 하나.
(석하스님 seokha36@gmail.com)
원문보기: http://www.news2day.co.kr/m/page/detail.html?no=65204 어려운 공부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일정기간 문을 걸어 잠그고 그 안에서만 생활하면서 참선수행을 하는 무문관(無門關)수련이나 눕지 않고 늘 좌선한다는 장좌불와 (長坐不臥)를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참선에 대해 더 어렵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막상 참선을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그냥 잘 앉아서 잘 호흡하면 되기 때문이다. 잘 한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 두번 만 해봐도 참선이 어떻게 하면 되는 수련인지 알게 된다.
나는 카이스트 1학년에 재학중인 당시에 처음으로 참선이라는 것을 해보게 되었다. 어느 날 참선법을 가르쳐 주던 스님께서는 참선을 가르쳐 주시겠다고 하시면서 먼저 스트레칭을 시키시더니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꼬아서 이완을 하도록 하셨다. 그 다음으로 손바닥을 비벼서 뜨겁게 마찰하여 온 몸의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하시시더니 두툼한 방석 위에 엉치뼈(1)를 올려놓고 척추를 곧게 세우도록 하셨다.
왼손바닥 위에 오른 손바닥을 포개고 두 엄지손가락의 끝을 붙이니 동그라미 형태가 되었으며 아랫배 단전에 위치하도록 지도해 주셨다. 그저 아랫배에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지켜보라고 하셨다. 숨은 그저 코로만 쉬는데 혀를 입천장에 붙이도록 하여 떨어져 있는 독맥(2) 과 임맥(3)을 잇도록 했다. 스님께서 가르쳐주신 자세를 취하고 스님께서 집중하라고 하신 아랫배의 호흡을 지켜보고 느끼고 있으니 뭔가 내 안에서의 느낌과 에너지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들여 마시고 내쉬는 숨도 길어지고 한결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여유가 생겼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내가 처음 가서 배운 수련법이 참선은 아니었다. 다만,참선에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준비단계였다. 참선은 보다 깊은 차원의 비논리의 세계이며, 마음 안의 부처(또는 불성佛性)와의 컨택트를 통해 발생되는 생명적 체휼의 경지라고 한다. 해탈과 열반의 세계로서 대자유를 증득할 수 있는 최상승 수행법이다. 깨달은 선지식께서 화두를 던져주시면 제자는 그 화두를 자나깨나 걷거나 머무르거나 앉으나 서나 계속 집중하게 되는데, 이것을 일컬어 “화두를 든다”고 한다.
다만, 참선수행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가슴을 쓰는 방법으로 일관해야 한다. 머리로 자꾸자꾸 생각하게 되면 장애가 따르는데, 불가에서는 이것을 참선병 또는 상기병 이라고 한다. 상기병이란 기氣가 위로 뜨는 장애이다. 일본의 많은 선승들이 상기병으로 인해서 수행 중에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 인데, 참선수행을 하는 수행자들이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다.
이 상기병을 잡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호흡수련이다. 아랫배 단전에 초점을 두고 복식호흡을 하면 기운이 아래로 차분히 내려온다. 한의학에서 이야기 하는 수승화강(4) 이 잘 이루어 지게 되어 수행을 하는데 아주 적합한 몸과 마음의 상태가 된다.
출가 후에 본격적으로 참선법과 호흡법을 익히고 카이스트로 돌아가니 학업스트레스와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힘들어하고 방황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도 이 수련법을 익히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텐데..” 라고 하는 연민의 마음이 생겼으며 이것을 가르쳐줘야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나도 수행을 알기 전까지는 일반 학생들과 같이 번뇌가 많아서 이 생각 저 생각 잡념과 망상에 사로잡혀있었고 마음이 늘 불편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상동아리를 만들어 운영도 해보고 인연이 닿는 대로 그때 그때 가르쳐 주기도 했다.
1)엉치뼈: 천골(薦骨) 이라고도 불리며 척주의 기초부에 있는 큰 삼각형의 뼈로, 골반강의 뒤쪽 위쪽에 두 볼기뼈의 사이에 쐐기와 같이 부착되어 있다. 위쪽 부분은 허리뼈와 연결되어 있고, 아래쪽은 꼬리뼈과 연결되어 있다.
2)독맥: 기경팔맥(奇經八脈)의 하나로 ‘독(督)’은 인체(人體)를 총감독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머리와 목, 등 뒤의 한 가운데에서 위 아래로 운행하며 양경맥을 조정, 감독하고 있는 맥(脈)으로써 뇌에 속하고 신장(腎臟)과 연락을 취하고 있음.
3) 기경팔맥(奇經八脈)의 하나. 몸의 앞정중선에 분포된 경맥이다. 회음(會陰)에서 시작하여 음부와 뱃속을 지나 관원혈(關元穴) 부위를 거쳐 몸의 앞정중선을 따라 곧바로 목구멍에까지 가서 입술을 돈 다음 뺨을 지나 눈 속으로 들어간다.
4) 수승화강(水昇火降): 차가운 기운을 올라가게 하고 뜨거운 기운은 내려가게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한의학 원리의 하나.
(석하스님 seokha36@gmail.com)
원문보기: http://www.news2day.co.kr/m/page/detail.html?no=65204